호카 사전 답사 당시에는 분명 ‘햇살이 빛나는 언덕’이던 곳이 막상 촬영을 시작하려고 하니 ‘안개가 자욱한 언덕’이 되었다. 순간 당황했지만 장호준 코치의 이야기 속 특정 부분과 잘 어울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주어진 환경에서 최고의 그림을 담아내고자 노력했다. 클라이언트와 펩스 구성원들이 나의 결정을 존중하고 그대로 따라준 덕분에 나 또한 스스로를 믿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고, ‘오히려 좋은’ 순간과 장면이 탄생할 수 있었다.
카카오 메이커스 카메라 앞에서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어떤 일이 일어나고, 그래서 나도 가만히 지켜보고 싶은 세상이 펼쳐지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던 프로젝트. 매우 값지고 소중한 경험이었다.
가장 크게 배우거나 깨달은 것
언젠가 현지 조감독에게 ‘영화를 만들면서 가장 어려운 게 무엇이냐’고 물었더니, ‘진짜 같아 보이게 만드는 것’이라는 대답이 돌아온 적이 있었다. 올해 카카오 메이커스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나 역시 그 말에 크게 공감하게 되었다. 배우와 함께하든, 실제 인물과 함께하든 카메라 앞에 진짜 이야기, 혹은 진짜에 가까운 이야기가 펼쳐지도록 만드는 것이 정말 어려운 것이라는 걸, 그럼에도 연출자로서 가장 집중해야 하는 부분이라는 걸 다시금 느꼈다. 아마도 평생 공부해야만, 그리고 나를 도와주는 사람들이 있어야만 도달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닐까.
2025년 새해 목표와 기대
앞선 답변들과도 연결되는 이야기이지만, 개인적으로 정말 ‘다큐스러운’ 순간들을 자주 마주하고 싶다. 나의 연출 공부에 크게 도움이 될 것 같다.
김예찬Producer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
테바 ‘Off the Grid’ 날 것의 즐거움이 있는 프로젝트. 출연자도 모델이 아닌 실제 아웃도어를 즐기는 일반인을 섭외했고, 로케이션 역시 자연의 생생함이 살아있는 실제 장소였다. 야외 촬영은 예측하기 힘든 변수들이 많아서 스트레스가 되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연’스러운 상황과 앵글들을 만날 때면 오히려 현장에서 더 좋은 아이디어를 찾게 되고 몰입하게 된다.
대상 스포식스 시리즈 시리즈 작업을 할 때면 늘 어디까지 통일감을 주고, 또 어디까지 개별성을 줄지 고민이 되는데, 영상의 포맷을 동일하게 가져가되 선수별로 조금씩 다른 콘셉트의 연출을 가미하여 작업한 과정이 재미있었다. 이주호 감독이 연출한 전웅태 선수 편에서는 유쾌하면서도 진지한 모습을, 내가 연출한 허미미 선수 편에서는 소녀스럽고 귀여운 모습을, 재형 조감독이 연출한 김유로 선수 편에서는 조금 더 무게감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식. ‘디퍼’ 하면 떠오르는 포맷과 이미지가 있듯이 스포식스 역시 그런 시리즈가 되어가고 있는 것 같아 뿌듯하다.
가장 크게 배우거나 깨달은 것
영상에서 로케이션이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크다고 생각한다. 테바 여름 편의 로케이션은 제주도였는데, 매년 여름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는 곳이다 보니 그동안의 경험과 기억을 살려 좋은 그림을 만들 수 있는 장소들을 생각해 낼 수 있었다. 연출자의 머릿속에 있는 로케이션의 데이터가 많을수록 그림을 상상하기도 훨씬 수월하고, 일의 진행도 효율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2025년 새해 목표와 기대
새해에는 조금 더 정확하게 다정한 사람이 되고 싶다. 일에 있어서 어물쩍 모호한 대화는 일의 정체를 일으키고, 그렇다고 기계적이기만 한 커뮤니케이션은 피로를 주기도 한다. 인간적으로는 따뜻하지만 업무적으로는 조금 더 명확할 수 있도록 노력해 보려 한다.
박형진 Director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
FILA ‘Our Sport is Beautiful’ 23년 말, 운동 중 부상으로 한 달간 병원 신세를 지고 난 후 첫 프로젝트라 긴장이 되었는데, 하필 스포츠 브랜드의 영상이라는 게 꽤 아이러니했다. 하지만 오히려 그 경험이 운동선수들의 진정성과 아름다움을 더 깊이 이해하고 담아내는 데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화려한 연출이나 기교 대신 순수하게 운동하는 모습 그 자체를 표현하고자 노력했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
FILA 제주 유소년 아이들은 가장 자연스럽고 생동감 넘치는 피사체이지만, 그만큼 가장 예측불가능한 대상이기도 하다. 따라서 과도한 연출이나 통제보다는 현장의 흐름을 따라가는 방식을 선택했는데, 이는 결과적으로 옳은 선택이었다. 수업 중 아이들의 진지한 표정과 선수들의 열정적인 모습, 그리고 자유시간에 보여준 순수한 축구 사랑까지, 의도했던 것보다 더 아름다운 순간들을 카메라에 담을 수 있었다.
가장 크게 배우거나 깨달은 것
크고 작은 프로젝트들을 거치면서 ‘에너지 분배’의 중요성을 배웠다. 모든 순간에 100%의 힘을 쏟는 것보다, 때로는 의도적으로 힘을 빼는 것이 더 좋은 결과물로 이어진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또한 홀로 모든 것을 짊어지려 하기보다, 현장의 다른 스태프들을 신뢰하고 적절히 일을 분배하는 것이 더 훌륭한 작품을 만드는 길이라는 것도 깨달았다. 연출자로서의 성장은 ‘더하기’가 아닌 ‘빼기’의 과정일 수도 있다는 점을 이해하게 된 한 해였다.
2025년 새해 목표와 기대
2025년에는 더 과감한 도전을 해보려 한다. 연차가 쌓이면서 자연스레 안전하고 익숙한 길을 택하게 되는 것이 사실이지만, 이런 관성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도를 해보고 싶다. 넓은 시야로 아직 가보지 않은 길을 탐험하면서, 앞서가 본 사람들의 경험과 조언도 적극적으로 구해볼 생각이다. 실수를 두려워하지 않되, 앞서 걸어간 이들의 지혜를 빌려 더 멀리 보는 것이 목표다.
안재형 Assistant Director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
아워홈 연출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었던 프로젝트이기도 했고, 최고 기온 35도의 뜨거운 여름날, 하루 동안 로케이션 5곳을 돌면서 촬영을 진행했던 만큼 체력적으로도 힘들었던 프로젝트라 기억에 많이 남는다. 여러 장소에서 필요한 모든 장면을 촬영해야 했기에 준비도 꼼꼼해야 했고, 시즐 촬영도 처음이라 신경 쓸 부분이 많았지만 함께 고생해 주신 스태프들 덕분에 무사히 마무리할 수 있었다.
LG AI 청소년 캠프 처음 카메라를 들고 다가갔을 때는 아이들이 다소 어색하고 불편해하는 것이 느껴졌다. 그래서 한 명 한 명 이름을 외우고 촬영 외 시간에도 먼저 다가가서 말을 걸었다. 덕분에 아이들도 점차 마음을 열어주었고, 훨씬 자연스러워진 모습을 담을 수 있었다. 친구들과는 지금까지도 연락하고 지낼 만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공학도 출신으로서 미국 실리콘밸리와 스탠퍼드 대학을 방문한 것도 즐거웠지만, 무엇보다 캠프에 참여한 아이들과 시간을 보낸 것이 기억에 남는 것 같다.
가장 크게 배우거나 깨달은 것
2024년에는 새로운 경험을 많이 하는 게 목표였는데, 지난 한 해 펩스와 함께하며 그 목표를 이룰 수 있었다. 일이라는 게 늘 잘 풀릴 수만은 없지만, 앞으로는 더 좋아질 것 같다는 믿음을 주는 사람들과 함께할 수 있어 감사하다.
2025년 새해 목표와 기대
어느새 펩스 3년 차가 되었다. 매너리즘, 권태기에 빠지지 않고 즐거운 마음으로 새로운 해를 보내고 싶다. 개인적으로는 30대에 들어서는 만큼 건강관리에 더 힘쓸 생각이다.
오지수Editor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
FILA ‘Our Sport is Beautiful’ ‘우리의 스포츠가 아름다운 이유’에 대해 펜싱, 사격, 테니스 등 종목별 키워드를 도출하고 그에 어울리는 카피를 썼다. 카피다운 카피를 쓰는 건 처음이었는데, 그동안에는 똑같은 글이라도 훨씬 더 고도화된 전문가의 영역이라는 생각이 들어 접근하는 데 어려움을 느꼈었다면 이번 휠라 작업을 하면서는 카피라이팅의 재미라는 것이 이런 거구나 하는 걸 느낄 수 있었다.
넥슨 ‘서로가 팬이 된다는 것’ 인터뷰어로 참여할 때 가장 즐거운 순간은 인터뷰이의 진짜 이야기, 진짜 감정과 맞닥뜨렸을 때다. ‘서로가 팬이 된다는 것’은 진심으로 자기 일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와 감정이 고스란히 전달되어 나 또한 들뜬 마음이 들었던 프로젝트다. 편집 구성안을 짤 때도 현장에서의 기억이 되살아나서 즐겁게 작업했다.
가장 크게 배우거나 깨달은 것
형진 감독님께서 그런 말씀을 하신 적이 있다. 영상에서 필요한 이야기를 모두 담아내려면, 인터뷰어는 바보가 되어야 한다고. 아무것도 모르는 것처럼 하나하나 다 물어보고, 때로는 바보 같은 질문도 해야 인터뷰이 입으로 직접 좋은 대답을 하게 만들 수 있다는 걸 깨닫게 된 것이 작년의 가장 큰 수확이다.
2025년 새해 목표와 기대
영화 <글래디에이터 2>에서 리들리 스콧 감독이 주연 배우인 폴 메스칼에게 그런 말을 했다고 한다. ‘긴장하는 건 이기적인 거다. 영화는 너의 존재보다 훨씬 더 큰 세계라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 정확하지 않지만 대략의 내용은 이랬는데, 이 말이 내게 큰 충격을 줬다. 나도 올해는 나 한 사람이 잘하는 것에만 집착하지 않고 우리가 함께 만들어가는 조금 더 큰 무언가를 향해서 나아가고 싶다.
이일주Designer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
LG사이언스파크 ‘마곡의 변천사’ 그동안에는 AI 이미지를 영상 내에 직접적으로 사용할 기회가 많이 없었는데, 이번 작업의 경우 AI를 통해 생성한 이미지를 기반으로 여러 효과, 사운드 등을 조화롭게 활용할 수 있었다. 기존 작업과 비교해 기술적으로 새로운 방법을 적용한 것이 기억에 남는다.
카카오 프로젝트 단골 카카오 프로젝트 단골은 유독 그래픽 작업의 비중이 높았는데, 실사 영상 위에 2D 기반의 그래픽을 자연스럽게 적용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다. 그래도 여러 시행착오를 겪은 끝에 완성도 높은 결과물을 완성할 수 있었고, 특히 3D 그래픽 등 다른 분야의 작업자분들과 호흡을 맞추며 작업한 것이 좋은 경험으로 남았다.
가장 크게 배우거나 깨달은 것
2024년은 다른 사람들과 ‘함께 일하는 방법’에 대해 배울 수 있었던 한 해였다. 카카오 프로젝트 단골과 같이 다른 분야의 작업자들과 함께 일하며 알게 된 것도 물론 있지만, 그전까지 재택으로 근무를 하다 작년부터 본격적으로 펩스 사무실에 출퇴근하며 일하게 되었기에 정말 ‘물리적으로’ 함께 일하는 법에 대해서도 많이 깨우쳤다.
2025년 새해 목표와 기대
기술적으로든, 일하는 방식에서든 계속해서 더 새로운 작업을 해보고 싶다. 매년 조금씩이라도 한계를 벗어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이주호Producer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
테바 ‘Off the Grid’ 겨울 편 평소 즐기는 취미가 일로 연결되어 즐겁게 작업했던 프로젝트.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촬영했던 기억이다. 테바와의 작업은 어떻게 하면 조금 더 비슷한 프로젝트를 발전시킬 수 있을지, 더 잘할 수 있는 부분은 무엇일지에 대한 고민을 안겨준 프로젝트이기도 하다.
카카오 메이커스 촬영 감독으로 참여해서, 오랜만에 다큐를 찍고 있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던 프로젝트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출연자의 공간에서 함께 호흡하며 인물을 관찰하는 즐거움이 있었다. 그만큼 클라이언트가 펩스에 대한 신뢰를 보여주기도 했던 프로젝트이기에 결과물뿐만 아니라 과정 또한 만족스러웠다.
가장 크게 배우거나 깨달은 것
일과 분리해서 생각했던 것들이 사실은 분리될 수 없음을 느꼈고, 그래서 그 사이의 균형을 잘 찾아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던 한 해였다.
2025년 새해 목표와 기대
욕심을 영리하게 현실화하는 것.
황현지Assistant Director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
LG아트센터 with 백건우 그랜드피아노를 언박싱하는 것은 흔치 않은 경험이라 촬영 전부터 궁금한 부분이 많았다. 피아노가 LG아트센터에 진입하는 순간부터 조립, 조율하는 과정까지 흥미롭게 촬영했고, 편집하는 과정에서도 내가 가졌던 호기심과 연주를 감상하고 싶은 욕심을 잘 담아보고자 했다. 백건우 선생님께서 섬세하게 피아노의 위치를 고르고 연습하시는 모습을 생생하게 지켜볼 수 있어 뜻깊은 시간이었다.
호카 장호준 코치님 자체가 흥미로운 이야기를 품고 계신 분이라 그걸 카메라에 담아내는 과정 역시 흥미로웠다. 장인 정신으로 기획하고 편집하는 상준 감독님을 지켜보면서 배운 것도 많은데, 사소한 의견도 귀담아 들어주셔서 감사했다. 개인적으로는 촬영 장소였던 평창에서 러닝 촬영을 위한 운전을 해본 것도 재미있는 경험이었다.
가장 크게 배우거나 깨달은 것
무언가 자꾸 마음에 쌓여서 앞으로 나아가기 쉽지 않았던 한 해였다. 일이 잘 진행되지 않을 때면 다른 길을 찾아내기보다 원인에 집착하게 됐고, 내 고민에만 집중한 나머지 주변을 잘 둘러보지 못했던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열심히 해도 안 되는 것이 있을 수 있고, 그게 나의 탓도 아니라는 걸 깨닫게 됐다. 앞으로는 자책하기보다 서로를 어떻게 잘 도울 수 있을지 고민해보려 한다.
2025년 새해 목표와 기대
주변의 평안과 마음의 평화. 언젠가는 좋은 영화를 만들고 싶다. 그러니 아무리 바빠도 영화의 끈을 놓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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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udioPEBS
2024 Behind the Scene
2024년 한 해 동안 펩스 멤버들은 어떤 경험과 추억을 쌓았을까요?
'Behind the Scene' 두 번째 에피소드에서는
펩스의 각 구성원이 꼽은 '올해의 프로젝트' 그 뒷이야기를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김상준 Director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
호카 사전 답사 당시에는 분명 ‘햇살이 빛나는 언덕’이던 곳이 막상 촬영을 시작하려고 하니 ‘안개가 자욱한 언덕’이 되었다. 순간 당황했지만 장호준 코치의 이야기 속 특정 부분과 잘 어울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주어진 환경에서 최고의 그림을 담아내고자 노력했다. 클라이언트와 펩스 구성원들이 나의 결정을 존중하고 그대로 따라준 덕분에 나 또한 스스로를 믿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고, ‘오히려 좋은’ 순간과 장면이 탄생할 수 있었다.
카카오 메이커스 카메라 앞에서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어떤 일이 일어나고, 그래서 나도 가만히 지켜보고 싶은 세상이 펼쳐지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던 프로젝트. 매우 값지고 소중한 경험이었다.
가장 크게 배우거나 깨달은 것
언젠가 현지 조감독에게 ‘영화를 만들면서 가장 어려운 게 무엇이냐’고 물었더니, ‘진짜 같아 보이게 만드는 것’이라는 대답이 돌아온 적이 있었다. 올해 카카오 메이커스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나 역시 그 말에 크게 공감하게 되었다. 배우와 함께하든, 실제 인물과 함께하든 카메라 앞에 진짜 이야기, 혹은 진짜에 가까운 이야기가 펼쳐지도록 만드는 것이 정말 어려운 것이라는 걸, 그럼에도 연출자로서 가장 집중해야 하는 부분이라는 걸 다시금 느꼈다. 아마도 평생 공부해야만, 그리고 나를 도와주는 사람들이 있어야만 도달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닐까.
2025년 새해 목표와 기대
앞선 답변들과도 연결되는 이야기이지만, 개인적으로 정말 ‘다큐스러운’ 순간들을 자주 마주하고 싶다. 나의 연출 공부에 크게 도움이 될 것 같다.
김예찬 Producer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
테바 ‘Off the Grid’ 날 것의 즐거움이 있는 프로젝트. 출연자도 모델이 아닌 실제 아웃도어를 즐기는 일반인을 섭외했고, 로케이션 역시 자연의 생생함이 살아있는 실제 장소였다. 야외 촬영은 예측하기 힘든 변수들이 많아서 스트레스가 되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연’스러운 상황과 앵글들을 만날 때면 오히려 현장에서 더 좋은 아이디어를 찾게 되고 몰입하게 된다.
대상 스포식스 시리즈 시리즈 작업을 할 때면 늘 어디까지 통일감을 주고, 또 어디까지 개별성을 줄지 고민이 되는데, 영상의 포맷을 동일하게 가져가되 선수별로 조금씩 다른 콘셉트의 연출을 가미하여 작업한 과정이 재미있었다. 이주호 감독이 연출한 전웅태 선수 편에서는 유쾌하면서도 진지한 모습을, 내가 연출한 허미미 선수 편에서는 소녀스럽고 귀여운 모습을, 재형 조감독이 연출한 김유로 선수 편에서는 조금 더 무게감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식. ‘디퍼’ 하면 떠오르는 포맷과 이미지가 있듯이 스포식스 역시 그런 시리즈가 되어가고 있는 것 같아 뿌듯하다.
가장 크게 배우거나 깨달은 것
영상에서 로케이션이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크다고 생각한다. 테바 여름 편의 로케이션은 제주도였는데, 매년 여름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는 곳이다 보니 그동안의 경험과 기억을 살려 좋은 그림을 만들 수 있는 장소들을 생각해 낼 수 있었다. 연출자의 머릿속에 있는 로케이션의 데이터가 많을수록 그림을 상상하기도 훨씬 수월하고, 일의 진행도 효율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2025년 새해 목표와 기대
새해에는 조금 더 정확하게 다정한 사람이 되고 싶다. 일에 있어서 어물쩍 모호한 대화는 일의 정체를 일으키고, 그렇다고 기계적이기만 한 커뮤니케이션은 피로를 주기도 한다. 인간적으로는 따뜻하지만 업무적으로는 조금 더 명확할 수 있도록 노력해 보려 한다.
박형진 Director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
FILA ‘Our Sport is Beautiful’ 23년 말, 운동 중 부상으로 한 달간 병원 신세를 지고 난 후 첫 프로젝트라 긴장이 되었는데, 하필 스포츠 브랜드의 영상이라는 게 꽤 아이러니했다. 하지만 오히려 그 경험이 운동선수들의 진정성과 아름다움을 더 깊이 이해하고 담아내는 데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화려한 연출이나 기교 대신 순수하게 운동하는 모습 그 자체를 표현하고자 노력했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
FILA 제주 유소년 아이들은 가장 자연스럽고 생동감 넘치는 피사체이지만, 그만큼 가장 예측불가능한 대상이기도 하다. 따라서 과도한 연출이나 통제보다는 현장의 흐름을 따라가는 방식을 선택했는데, 이는 결과적으로 옳은 선택이었다. 수업 중 아이들의 진지한 표정과 선수들의 열정적인 모습, 그리고 자유시간에 보여준 순수한 축구 사랑까지, 의도했던 것보다 더 아름다운 순간들을 카메라에 담을 수 있었다.
가장 크게 배우거나 깨달은 것
크고 작은 프로젝트들을 거치면서 ‘에너지 분배’의 중요성을 배웠다. 모든 순간에 100%의 힘을 쏟는 것보다, 때로는 의도적으로 힘을 빼는 것이 더 좋은 결과물로 이어진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또한 홀로 모든 것을 짊어지려 하기보다, 현장의 다른 스태프들을 신뢰하고 적절히 일을 분배하는 것이 더 훌륭한 작품을 만드는 길이라는 것도 깨달았다. 연출자로서의 성장은 ‘더하기’가 아닌 ‘빼기’의 과정일 수도 있다는 점을 이해하게 된 한 해였다.
2025년 새해 목표와 기대
2025년에는 더 과감한 도전을 해보려 한다. 연차가 쌓이면서 자연스레 안전하고 익숙한 길을 택하게 되는 것이 사실이지만, 이런 관성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도를 해보고 싶다. 넓은 시야로 아직 가보지 않은 길을 탐험하면서, 앞서가 본 사람들의 경험과 조언도 적극적으로 구해볼 생각이다. 실수를 두려워하지 않되, 앞서 걸어간 이들의 지혜를 빌려 더 멀리 보는 것이 목표다.
안재형 Assistant Director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
아워홈 연출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었던 프로젝트이기도 했고, 최고 기온 35도의 뜨거운 여름날, 하루 동안 로케이션 5곳을 돌면서 촬영을 진행했던 만큼 체력적으로도 힘들었던 프로젝트라 기억에 많이 남는다. 여러 장소에서 필요한 모든 장면을 촬영해야 했기에 준비도 꼼꼼해야 했고, 시즐 촬영도 처음이라 신경 쓸 부분이 많았지만 함께 고생해 주신 스태프들 덕분에 무사히 마무리할 수 있었다.
LG AI 청소년 캠프 처음 카메라를 들고 다가갔을 때는 아이들이 다소 어색하고 불편해하는 것이 느껴졌다. 그래서 한 명 한 명 이름을 외우고 촬영 외 시간에도 먼저 다가가서 말을 걸었다. 덕분에 아이들도 점차 마음을 열어주었고, 훨씬 자연스러워진 모습을 담을 수 있었다. 친구들과는 지금까지도 연락하고 지낼 만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공학도 출신으로서 미국 실리콘밸리와 스탠퍼드 대학을 방문한 것도 즐거웠지만, 무엇보다 캠프에 참여한 아이들과 시간을 보낸 것이 기억에 남는 것 같다.
가장 크게 배우거나 깨달은 것
2024년에는 새로운 경험을 많이 하는 게 목표였는데, 지난 한 해 펩스와 함께하며 그 목표를 이룰 수 있었다. 일이라는 게 늘 잘 풀릴 수만은 없지만, 앞으로는 더 좋아질 것 같다는 믿음을 주는 사람들과 함께할 수 있어 감사하다.
2025년 새해 목표와 기대
어느새 펩스 3년 차가 되었다. 매너리즘, 권태기에 빠지지 않고 즐거운 마음으로 새로운 해를 보내고 싶다. 개인적으로는 30대에 들어서는 만큼 건강관리에 더 힘쓸 생각이다.
오지수 Editor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
FILA ‘Our Sport is Beautiful’ ‘우리의 스포츠가 아름다운 이유’에 대해 펜싱, 사격, 테니스 등 종목별 키워드를 도출하고 그에 어울리는 카피를 썼다. 카피다운 카피를 쓰는 건 처음이었는데, 그동안에는 똑같은 글이라도 훨씬 더 고도화된 전문가의 영역이라는 생각이 들어 접근하는 데 어려움을 느꼈었다면 이번 휠라 작업을 하면서는 카피라이팅의 재미라는 것이 이런 거구나 하는 걸 느낄 수 있었다.
넥슨 ‘서로가 팬이 된다는 것’ 인터뷰어로 참여할 때 가장 즐거운 순간은 인터뷰이의 진짜 이야기, 진짜 감정과 맞닥뜨렸을 때다. ‘서로가 팬이 된다는 것’은 진심으로 자기 일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와 감정이 고스란히 전달되어 나 또한 들뜬 마음이 들었던 프로젝트다. 편집 구성안을 짤 때도 현장에서의 기억이 되살아나서 즐겁게 작업했다.
가장 크게 배우거나 깨달은 것
형진 감독님께서 그런 말씀을 하신 적이 있다. 영상에서 필요한 이야기를 모두 담아내려면, 인터뷰어는 바보가 되어야 한다고. 아무것도 모르는 것처럼 하나하나 다 물어보고, 때로는 바보 같은 질문도 해야 인터뷰이 입으로 직접 좋은 대답을 하게 만들 수 있다는 걸 깨닫게 된 것이 작년의 가장 큰 수확이다.
2025년 새해 목표와 기대
영화 <글래디에이터 2>에서 리들리 스콧 감독이 주연 배우인 폴 메스칼에게 그런 말을 했다고 한다. ‘긴장하는 건 이기적인 거다. 영화는 너의 존재보다 훨씬 더 큰 세계라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 정확하지 않지만 대략의 내용은 이랬는데, 이 말이 내게 큰 충격을 줬다. 나도 올해는 나 한 사람이 잘하는 것에만 집착하지 않고 우리가 함께 만들어가는 조금 더 큰 무언가를 향해서 나아가고 싶다.
이일주 Designer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
LG사이언스파크 ‘마곡의 변천사’ 그동안에는 AI 이미지를 영상 내에 직접적으로 사용할 기회가 많이 없었는데, 이번 작업의 경우 AI를 통해 생성한 이미지를 기반으로 여러 효과, 사운드 등을 조화롭게 활용할 수 있었다. 기존 작업과 비교해 기술적으로 새로운 방법을 적용한 것이 기억에 남는다.
카카오 프로젝트 단골 카카오 프로젝트 단골은 유독 그래픽 작업의 비중이 높았는데, 실사 영상 위에 2D 기반의 그래픽을 자연스럽게 적용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다. 그래도 여러 시행착오를 겪은 끝에 완성도 높은 결과물을 완성할 수 있었고, 특히 3D 그래픽 등 다른 분야의 작업자분들과 호흡을 맞추며 작업한 것이 좋은 경험으로 남았다.
가장 크게 배우거나 깨달은 것
2024년은 다른 사람들과 ‘함께 일하는 방법’에 대해 배울 수 있었던 한 해였다. 카카오 프로젝트 단골과 같이 다른 분야의 작업자들과 함께 일하며 알게 된 것도 물론 있지만, 그전까지 재택으로 근무를 하다 작년부터 본격적으로 펩스 사무실에 출퇴근하며 일하게 되었기에 정말 ‘물리적으로’ 함께 일하는 법에 대해서도 많이 깨우쳤다.
2025년 새해 목표와 기대
기술적으로든, 일하는 방식에서든 계속해서 더 새로운 작업을 해보고 싶다. 매년 조금씩이라도 한계를 벗어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이주호 Producer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
테바 ‘Off the Grid’ 겨울 편 평소 즐기는 취미가 일로 연결되어 즐겁게 작업했던 프로젝트.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촬영했던 기억이다. 테바와의 작업은 어떻게 하면 조금 더 비슷한 프로젝트를 발전시킬 수 있을지, 더 잘할 수 있는 부분은 무엇일지에 대한 고민을 안겨준 프로젝트이기도 하다.
카카오 메이커스 촬영 감독으로 참여해서, 오랜만에 다큐를 찍고 있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던 프로젝트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출연자의 공간에서 함께 호흡하며 인물을 관찰하는 즐거움이 있었다. 그만큼 클라이언트가 펩스에 대한 신뢰를 보여주기도 했던 프로젝트이기에 결과물뿐만 아니라 과정 또한 만족스러웠다.
가장 크게 배우거나 깨달은 것
일과 분리해서 생각했던 것들이 사실은 분리될 수 없음을 느꼈고, 그래서 그 사이의 균형을 잘 찾아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던 한 해였다.
2025년 새해 목표와 기대
욕심을 영리하게 현실화하는 것.
황현지 Assistant Director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
LG아트센터 with 백건우 그랜드피아노를 언박싱하는 것은 흔치 않은 경험이라 촬영 전부터 궁금한 부분이 많았다. 피아노가 LG아트센터에 진입하는 순간부터 조립, 조율하는 과정까지 흥미롭게 촬영했고, 편집하는 과정에서도 내가 가졌던 호기심과 연주를 감상하고 싶은 욕심을 잘 담아보고자 했다. 백건우 선생님께서 섬세하게 피아노의 위치를 고르고 연습하시는 모습을 생생하게 지켜볼 수 있어 뜻깊은 시간이었다.
호카 장호준 코치님 자체가 흥미로운 이야기를 품고 계신 분이라 그걸 카메라에 담아내는 과정 역시 흥미로웠다. 장인 정신으로 기획하고 편집하는 상준 감독님을 지켜보면서 배운 것도 많은데, 사소한 의견도 귀담아 들어주셔서 감사했다. 개인적으로는 촬영 장소였던 평창에서 러닝 촬영을 위한 운전을 해본 것도 재미있는 경험이었다.
가장 크게 배우거나 깨달은 것
무언가 자꾸 마음에 쌓여서 앞으로 나아가기 쉽지 않았던 한 해였다. 일이 잘 진행되지 않을 때면 다른 길을 찾아내기보다 원인에 집착하게 됐고, 내 고민에만 집중한 나머지 주변을 잘 둘러보지 못했던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열심히 해도 안 되는 것이 있을 수 있고, 그게 나의 탓도 아니라는 걸 깨닫게 됐다. 앞으로는 자책하기보다 서로를 어떻게 잘 도울 수 있을지 고민해보려 한다.
2025년 새해 목표와 기대
주변의 평안과 마음의 평화. 언젠가는 좋은 영화를 만들고 싶다. 그러니 아무리 바빠도 영화의 끈을 놓지 않길 바란다.